맨 처음, 하로프로에 흥미를 가지기 시작했을 때 주목했던 것은 그녀들 사이에 미묘하게 존재하는 알력에 대한 것이었다. 동성의 또래 집단이면서 동시에 경쟁자이기도 했던 그녀들. 가입과 졸업이 반복되는 시스템 하였기 때문에, 그녀들은 그룹으로의 결속력을 유지하면서도 개인으로서의 매력을 표출하는데 총력을 다해야했다. 버라이어티에서 부각될 것인가, 무대에서 눈에 띌 것인가, 튀는 방법들은 제각기 달랐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인원이 많은 그룹이었기에 노래의 파트를 얼마나 많이 받느냐가 일차적으로 에이스를 결정 짓는 요소였다. 모닝구 무스메 초기, 아베와 후쿠다가 단골로 맡았던 메인과 부메인이 후쿠다 탈퇴와 고토 가입 이후 아베-고토로 바뀌었고, 이이다가 담당하기로 했던 메인 파트가 녹음 직전 아베로 넘어갔으며 등등. 그룹 내 그녀들의 경쟁의 역사는 총성 없는 전쟁터와도 같았다.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생존하기 위해 갖은 애를 썼던 그녀들. 아이돌에게는 태양과도 같은 빛과 달의 이면이 동시에 존재한다.
게다가 아무런 연고 없는 여자 아이들을 모아 놓은 것이니만큼, 마치 학년이 올라가 그대로 반이 결정되는 여고의 모습처럼 거기에는 서로 맞는 성격인 아이들도 있었고 그럴 수 없는 아이들도 있었다. 이를테면 나같은 경우, 아마 난 고토를 좋아해도 친해질 수 없었을 거다. 아베는 좋아하지도 않고 친해질 수도 없었을 테고;; 고토들은 '여자들의 여자'지만, 아베는 '여자들의 여자'가 아니다. 그리고 나는 그런 여자들과 친해지는데 서툴다. 아, 난 이시카와와도 절대로 친해질 수 없다. 콘노라든지. 이건 호불호와는 상관없는 성격의 차이; 모닝구 무스메 내에서 내가 친해질 수 있었을 사람은... 아마도 후지모토나 야구치 정도?
초기 모닝구 무스메 팬들이 지금의 무스메를 싱겁다고 말하는 이유 중 하나가 아마 이 '알력 싸움'의 부재가 아닐까 싶다. 물론 여자 아이들이 바글바글한 집단 내에서 그런 게 아예 사라질 리는 없지마는, 지금의 그녀들에겐 성격의 차이로 인한 무리는 보여도 알력 싸움은 거의 보이질 않는다. 메인-부메인도 예전처럼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지 않고, 그것보다도 사실 노래를 이끌어갈 능력이 있는 멤버가 없기도 하고; 그렇다고 버라이어티에서 눈에 띄는 멤버가 있는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사유미가 개중 그런 재미가 있기는 하지만 그걸 지속적으로 노출할 만큼 지금의 모무스에게 버라이어티의 기회가 있는 것도 아니니. 그런 와중에서도 물론 니이가키처럼 실력에 비해 푸쉬를 받지 못하는 멤버나, 다카하시처럼 지속적으로 푸쉬받는 멤버가 존재하고 있긴 하다.
아무튼 그렇게 모닝구 무스메와 하로프로를 지켜봐왔던 나에게 고맛토는 진정으로 흥미로운 유닛이었다. 당시 정말 잘 나가던 아이돌이었던 마츠우라나, 모닝구의 전성기를 이끌다가 졸업한 고토에 비해 갓 데뷔한 후지모토의 지위가 다소 낮긴 했지만, 다행히도 그녀에겐 마츠우라와의 친분이라는 무기가 있었다. 홀수 집단이 되면 꼭 남는 사람이 한 명 존재하기 마련인데 그것도 이미 친한 사이인 두 명 사이에 끼어든 다른 한 명이라니... 어쨌든 세 사람은 당시 하로프로 솔로 중 에이스라고 불리울 만한 존재들이었고, 게다가 만만치 않는 성격의 소유자였기 때문에(ㅋㅋㅋ) 그녀들을 둘러싼 공기는 당연하게도 팽팽하게 유지될 수 밖에 없었다. 아마도 이들이 계속 지속될 예정이었다면 난 곧 해체하거나 그 비슷한 수순을 밟았을 거라는 데 한 표를 던진다. 개인의 매력 표출>>>>>>>>>>넘사벽>>>>>>>>>그룹으로의 결속력. 인 그룹이 어떻게 오래갈 수 있겠는가; 보는 사람도 피곤해질 터인데.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고맛토는 1회성 유닛이었기에 그 공기감을 맘 편히 즐길 수 있었다. 오오, 건드리면 터지겠어!! +_+ 하면서. 낄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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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맛토의 활동 중 제일 좋아했던 것은 무대도, 버라이어티도 아닌 바로 이 PV였다. 실은 PV보다 Making이 더 재미있었는데, 지금 내가 영상을 구해보기 어려운 환경인 탓으로 포스팅을 할 수 없어 안타까울 따름이다. 아무튼 이후 노치우라 나츠미나 DEF.DIVA와 같은 유닛이 더 나왔으나 고맛토만한 재미는 없었다. 그건 아마도 봤던 거 또 봐서;;일 수도 있지만 컨셉 탓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고맛토의 컨셉이야말로 딱 내가 원했던 여자애들의 알력, 그 자체였으니까. 이 PV에서 내 느낌은, 이를테면 그런 거였다.
죽이 맞아 친하게 지내고 있는 좀 노는 언니 후지모토와 마츠우라. 얼굴도 예쁘고 몸매도 좋고 포스도 쩌는 고토를 발견하고 같이 끼워서 논다. 그런데 자기네들은 잘 놀기 위해 노력도 하고 꾸미는 데도 온갖 노력을 기울이는 데, 얘는 별 신경 안 쓰는 것 같다. 근데 자기네들만큼 포스가 난다. 자기네들은 무진장 노력해서 손에 얻은 걸 그냥 타고난 것처럼 보이는 거다. 그래서 잔뜩 경계하는 데 그것조차 신경 안 쓴다. 라기 보다 전혀 모르는 것 같다;; 미치겄다. 안 놀 수도 없고 이지메 시킬 수도 없고... 싫어하는 건 아니다. 싫어하는 건 아냐. 다만 이유도 없이 질투하고 있는 것일 뿐. 실은 사이 좋은 마츠우라와 후지모토, 서로 조차도.
...라는 말도 안 되는 소리. Making이 더 재미있는 이유는 실제 그녀들의 관계까지 생각하며 더욱 끼워맞추고 상상할 수 있는 여지가 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나중에 마츠우라와 고토가 가까워질 때 배신감이 들기도 했다ㅋㅋㅋ 그래도 후지모토와 고토가 안 친해져서 다행이다(???)
고맛토의 재결성은, 가능하지도 않은 얘기지만 원하지도 않는 일이기도 한데, 왜냐하면 세명 모두 그 당시의 포스가 아니기도 하고 나이 때문도 그렇다. 스물 중반을 향해 달려가는 그녀들에게 열일고여덟살 당시의 예민함을 기대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니까. 아무 것도 아닌 일로 너무너무 심각해서 손발을 오글어들게 하는 유치함;;도 더 이상은 없을 거다. 그런 분위기는, 속해있는 또래집단만이 세계의 전부인 여고생들에게나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말도 안되는 스페셜 유닛 모음 싱글이나 내고 앉았는 사무소를 보니 고맛토 생각이 났다. 지금의 하로프로 유닛 가운데는 그나마 베리즈에게 그런 느낌이 나지만... 걔네는 너무 어리고. 큐트는 사이좋은 여자아이들 집단 같아서 지켜보기엔 또 다른 맛이 나고. 다른 스페셜 유닛에게도 그런 느낌을 받기 어려운 게, 나이도 문제지만 가지고 있는 위상이 달라서 도무지 그런 팽팽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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